여행_필리핀

필리핀 바나웨(Banaue) - 버스로 이동하기, 2006.11

못진남자 2018. 5. 10. 12:24

바야흐로 12년 전,

필리핀 어학연수를 갔던 나는 필리핀 현지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었다.

필리핀에서 한달 용돈은 20만원 내외,

사실 밥도 주고, 잠도 재워두고 하니 크게 돈 들어 갈 일이 많지 않았다.

주말에 친구들과 술한잔 마시러 가는게 용돈의 대부분 사용처였다.


그냥 그렇게 주말에 술 마시고, 놀고 하는건 의미가 없다 생각되어,

가능하다면 매달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려고 마음먹고 장거리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지도를 가지고 있던 형에게 빌려 필리핀 여기 저기를 찾아보며, 튜터들에게 가는법 교통편 등 다양한 정보를 얻으며 여행을 계획했다.


드디어 내가 계획하고 떠나는 첫 여행지를 결정했다.

그곳은 바로 바나웨 라이스 테라시스 이다.

바나웨 라는 지역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데, 산 지형을 이용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산을 깍아 논을 만든 곳이다.


다행히 마닐라에서 바나웨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오토버스라는 회사로, 밤 10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장장 10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버스터미널은 따로 건물이 있는 것이 아닌 비를 피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이다.

버스는 에어컨 버스인데, 시동을 걸면 에어컨이 무조건 풀로 나오며, 따로 온/오프를 할 수 없는 구조이다.


오토버스에서 대기중.


우리가 타고 갈 버스다.

일반 45인승 버스처럼 생겨 있으며, 장거리 이동이다 보니 뒤에 화장실도 있고,

두명의 기사가 교대로 운전을 하기 위해 기사를 위한 자리도 별도로 있었다.


오토버스가 가는 행선지들, 카가얀, 일로코스, 바나웨 이다.


버스표, 밤 10시에 출발하는 버스이고, 목적지는 바나웨(banaue)

12년전 당시 가격은 370페소, 10시간 타고 가는 에어컨 버스인데 7,400원이다 

(당시 원-페소 환율은 20원이었으며, 앞으로 페소 계산은 20원으로~)


밤에 출발한 버스는 계속 어둠을 달린다.

주변에 불빛은 없다. 계속 어둡다.

달리고 달리다가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모른다 

그냥 버스가 정차하고 잠깐 쉬기에 내려 화장실 다녀왔다가 다시 버스에 탑승한다.


이렇게 긴 장거리 버스 여행은 한국에서는 할수가 없다.

왜냐면 가장 먼곳이라 할지라도 5~6시간이면 가기에

그리고 도로도 매우 잘 되어 있어 편한 승차감이지만,


도로도 매우 좋지 않아 버스 승차감은 매우 나쁘고, 에어컨 버스라서 계속 차가운 바람이 나와 냉동인간이 될 수준이 되어버리고 하니 편한 이동은 아니었다.


하지만 젊음 그 하나로 가는 것 아니겠나..